냄새나는 마을, 소매곡리마을?!
홍천 북방면 소매곡리, 배로 건너가야 할 만큼 오지에 위치했던 ‘냄새나는 마을’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초는 마을 내 하수/분뇨 등 환경기초시설의 밀집으로 인한 악취피해, 지가하락 등 마을 이미지가 악화되었고, 그간 보상은 전무로 소매곡리 주민들은 "냄새 안 맡고 하루만 살아봤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라고 말할 정도로 불만은 점차 누적되어갔습니다.
그 이후 홍천강변 전형적인 농촌마을은 고령화와 인구이동으로 57가구 119명으로 거주감소,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이 증가, 상하수도와 도시가스 등의 미비로 마을생활 환경이 취약해지는 등 이미지가 악화돼 있었습니다. 더불어 남은 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마을 입구를 닫아버렸고 입구와 함께 그들의 마음도 닫아버렸습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의 탄생
환경을 생각하지 않았던 처리시설들은 마을 주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병들게 만들었던 것이었습니다. 개선방법이 있다 해도 이미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의 귀에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마을사람들과 함께한 ‘친환경에너지타운 건립’ 첫 회의가 몇 분 만에 단절되기도 하며 이미 굳게 닫혀버린 마음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습니다.
마을 이장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이미 하수처리장이 입지한 우리마을에 추가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마을 주민들을 설득했습니다. 어떤 날인가는 밤늦게까지 주민들을 설득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안오길래 그날 마신 커피잔 수를 세어보니 17잔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마을이장의 숨은 노력 덕에 마침내 주민들은 큰 용기를 내었고 그렇게 소매곡리의 친환경 에너지타운이 탄생되었습니다.
심사와 실사를 거쳐 강원도 홍천, 광주광역시, 충북 진천 등 3곳을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하였습니다. 홍천 친환경 에너지타운은 환경부와 홍천군, 강원도시가스와 소매곡리 주민의 기술과 의지를 모아 ‘기피시설’을 ‘에너지시설’로 전환하고 ‘폐기물’을 ‘자원화’함으로써 친환경에너지 신산업을 창출하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사업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면서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지역경제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 농촌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장기적 비전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었습니다.
마음의 환경도 바꿔놓은 친환경에너지타운
기존에 있던 기피·혐오시설을 친환경에너지시설로 전환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면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환경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하는 것은 물론 주민소득 증대도 가져왔습니다. 환경이 점점 개선되면서 분뇨와 하수로 냄새로 가득하고 모기와 파리 떼가 들끓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어둡기만 하던 마을의 분위기는 활기가 넘쳐났고 주민들은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마을을 떠났던 주민들도 하나둘씩 돌아와 어느 새 예전 마을의 모습을 되찾아갔습니다. 소매곡리의 친환경 에너지타운은 체험학습의 장소가 되어 아이들이 뛰어놀고, 마을 주민들은 커뮤니티센터에 나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한 쪽에서는 바리스타로 변신한 마을 주민들이 나와 커피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소매곡리의 마을은 아이들이 뛰놀고 꽃향기에 마을 사람들의 웃음꽃이 피어나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은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폐기물을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로 전환하고, 주민들의 기피시설을 친환경시설로 탈바꿈시킴으로써 님비(NIMBY)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낙후된 농촌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주민의 수익을 창출하고 이 수익이 다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밑거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환경, 농촌문제’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혁신적인 발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똥 마을(냄새나는마을)’이라 불리며 소외 받던 소매곡리의 작은 마을은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탈바꿈하면서 님비현상과 에너지문제를 동시해 해결한 친환경 마을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이러한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을 통해 환경과 에너지문제 해결은 물론 농촌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보는 바입니다.
